“마몬에 함몰되면 영안이 흐려져 명예욕과 권력의
맛에 도취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한 묵음으로 교회를 망치게 됩니다. 목
회자가 독단적으로 자녀 세습 목회를 강행하거나, 교
계 단체의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거액의 선거자금을
뿌리는 행위, 집권자나 특정 당파와 유착해 공공연히
정치색을 드러내는 행위, 그 모두가 마모니즘의 연장
선상에있다고봐야죠.”
- 개신교계의 타락상에 개탄만 할 게 아니라 뭔가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톨릭의 경우, 일부 성직자의 성 추문이 없지 않
지만, 로마 교황청 수뇌부터 세계 각처의 신부, 수녀
에 이르기까지 경건과 청빈, 나눔을 체화(體化)했기
때문에 사회로부터도 존경을 받고 신도 수도 점차 늘
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개신교의 경우, 대형
교회가되면개교회(個敎會) 자체가하나의왕국이되
어통제불가능한상황이되어버립니다.
물론 대형교회라 해도, 한경직 목사님처럼 몸에
배인 겸손과 경건으로 스스로를 통제한다면 가톨릭
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요즘 한국 교계
를 보면, 초창기, 그러니까 대형교회가 되기 전 겸
양과 경건의 미덕을 보였던 목회자들이 오만과 탐
욕에 물들어 안하무인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대형화되고 힘이 강해진 교회를 감당하기에 목회자
의 그릇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하나님은
간 곳 없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형국이 되는
겁니다.”
-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은요?
“성도들이나서야합니다. 제가납득하지못하는게
하나 있어요. 대형교회일수록 각계 지도자급 인사들
이 성도로 대거 출석하고 있는데, 그 분들이 왜 침묵
하는지요. 그건 교회를 위하는 게 아니에요. 세례 요
한처럼‘광야에서외치는소리’를내야합니다.
저는 그래서 요즘 유일하게 희망을 거는 게 대한민
국의 성도들입니다. 성도들이 일어나 교회개혁을 주
도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머지않아
지금보다더심각한지경에빠지게됩니다.”
- 성도들이 무슨 힘이 있나요?
“그러니까 힘을 길러야죠. 힘을 기른다고 완력이나
무력을 기르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먼저 자기 자신부
터 되돌아 봐야 해요. 끊임없는 자기비판, 자기와의
윗물은 더러워도 아랫물은 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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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