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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qldkoreanlife.com.au FRI. 25. NOVEMBER. 1000 머리보다 더 적극적인 손가락 은 때로는 아이들에게 다양하 고 새로운 경험을 마련해준다. 내손가락은‘나’를위한일에서 도 열일을 하지만 경쟁력이 아 주치열한아이들의 ‘선착순모 집’ 앞에서가장빛나는만족을 안겨 준다. 9월의 어느 조용한 오전, 지역내도서관에서주관 하는 행사에 어린이 셀러를 모 집한다는글을보았다.심장은‘ 선착순’에 꽂혀 두근대고 있을 때, 머리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물어보고신청할까?’, ‘그것보다 그날 시간은 될까?’ 생각하고 있었고, 손가락은 이 미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빠른 손가락 덕분에 어린이 셀 러10팀안에들었고,아이들과 함께 하는 첫 경제활동을 시작 하게되었다.두둥! 약 2달 정도의 준비 기간이 주 어졌지만 ‘아프고,바쁘고,이사 를하고’의삼중고로사업을위 한회의를할시간조차없었(거 나 할 체력이 안 되었)다. 아무 튼 시간은 흘렀고, 이제D-1 요 일이되었다. “엄마,우리내일뭐팔아?” “엄마가지난번에여름이와겨 울이에게 물어본 것으로 사놨 는데... 우선 택배를 뜯어봐야 하는데...” 어제까지 주문한 물건들이 모 두도착했고, 택배박스를열어 야 하는데 새벽 요가에 다녀온 뒤 온몸이 나른하게 녹아 흐른 다.결국뭐라도챙겨놓아야했 던 토요일 오전은 낮잠으로 보 냈고, 오후에도 ‘애데렐라’(시 간 맞춰 애 데리러 다녔어요.) 와 ‘돌 밥’(돌아서면 밥 하는 시 간이죠.)으로 동네 유치원생만 큼일찍잠자리에들었다. 새벽 6시. 일요일 요가 수업은 7시 30분에 시작하지만 알람 이울리기도전눈이떠졌다.전 날일찍자기도했지만 ‘플리마 켓 준비해야 되는데...’ 하는 마 음속 목소리가 완전한 기상을 일으켰다. ‘오픈하는 날이 되어서야 오픈 준비를 하다니!’ 이것은 게으 름 때문인가 싶다가도 열심히 바쁘게 사는 날이 많으니 특유 한 느긋함이라고 불러야겠다 고생각했다. 다행히주문한책 과문구는모두잘도착했고,집 에있던새상품까지챙기니제 법즐거운상점의느낌이났다. “가격은어떻게정하면좋을까?” “난 알아, 내가 산 가격보다는 비싸게, 하지만너무비싸면사 는 사람이 없으니 조금만 비싸 게팔아야해.” 아홉 살인 겨울이의 대답은 놀 라웠다. 왜냐하면평소우리집 아이들의 소비 습관을 알기 때 문이다. 6학년인 여름이는 물 건을살때요모조모따져보며 더 나은 소비를 하는 편이지만 겨울이는 마음의 끌림이 소비 의기준이기때문에 ‘한탕주의’ 식소비로금방빈지갑이되고 만다. 그런 겨울이가 판매자로 서는 일확천금을 바라지는 않 는모양이다. ‘저 녀석을 돈을 펑펑 써서 어 쩔고?’ 싶었던 걱정이 조금 가 셨다. 어쨌든본능에더충실한 시선으로 돈을 대했던 겨울이 는 이번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오십 원에서 이 천원의이익을붙여가격을정 하고 물품을 접이식 쇼핑 카트 에실어장터로향했다. “사람들의이동방향은이렇게 야. 우리는어떻게진열을하면 사람들이많이올까?” “우선아이들이좋아하는지우 개뽑기와젤리,사탕을(첫눈에 보이도록) 오른쪽에 배치하고 앞에는팝업그림책, 뒤에는알 록달록한 양말과 카드 같은 것 을놓자.” 이번에는 플리마켓이 처음인 엄마와 일어서야만 테이블 위 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보이는 키 작은 겨울이 대신 여름이의 생각하는 두뇌가 우리의 믿을 구석이되었다. 물품진열을끝낸뒤사진을찍 고 ‘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지 다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았 다. 그리고행사가시작되기전 지우개 뽑기는 오른쪽 코너에, 풍선껌이 든 알록달록 솜사탕 색깔의막대사탕은왼쪽코너, 그뒤에는젤리를놓았다. 그리 고 영어 팝업 그림책과 귀여운 양말은 중앙으로 다시 배치했 다. 그리고모든준비는끝나고 행사는 아직 시작하기 전인 낯 선시간이흐른뒤드디어개막 식을알리는방송이나왔다. 행사가 시작되었지만 찾는 이 가없을때상점주인은무엇부 터 잘못되었나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오늘 플리마켓의 운 영과 결과는 아이들에게 다 맡 기기로 했지만 계속해서 긴장 된다는seller에게여유를먼저 가르쳐야 했다. 그래서 아직은 한가하니 아이들에게 행사장 한잔마시러다녀왔다. “오늘플리마켓에서얼마를벌 고싶어?” “나는 오늘 만 원만 벌었으면 좋겠어.” 커피를 마시러 간 사이 사탕과 지우개가더팔리고작은돈가 방에는 삼천 오백 원이 들어있 었다.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감 이 붙었는지 만 원이라는 목표 를 세웠다. 그리고 1시간이 안 되어 그 목표를 달성했다. 그 래서 우리는 다시 목표를 수정 해 이번에는 삼만 원으로 정했 다. 다행히점심시간전후가되 면서 오가면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았고행사가시작된지2시간 만에두번째목표도달성했다. “십만원을목표로삼을거야.” 아이가 삼만 원에서 십만 원으 로목표를수정했을때내머릿 속은계산을하느라바빴다. 지 금 잘 팔리는 품목인 지우개와 사탕, 젤리가완판이된다면사 만오천원의수입이생기게되 다. 그럼 오만 오천 원을 더 벌 기위해서는그림책최소두권 과컵받침만들기키트와양말 을다팔아야했다. “얘들아,머릿속으로그려봐, 오 늘그림책두권을꼭팔거야.” 그리고 우리가 한 말과 생각을 믿기로했다. 님이오셨다.엄마는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아빠는 커다란 기저 귀 가방을 손들고 다니는, 올해 탄생한‘신상’가족이온것이다. “아이들이어렸을때몇번이고 사준 적이 있는 팝업책으로 골 라왔어요. 이책은수면교육할 때참좋았고요,이책들은겨울 시즌이라서 아이와 함께 읽기 좋아요. 팝업책이라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놀라운 상상력 을자극해요.특히이책을멜로 디까지 나와서 아이들에게 인 기만점이랍니다.” 책을한권씩꺼내보여드리며 큐레이팅을 한 이유를 경험과 함께 ‘물 흐르듯’ 이야기를 하 며속으로는 ‘내가이렇게말을 술술 잘했던가?’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두권다사자.” 아이보다 더 큰 기저귀 가방을 든 아빠가 엄마에게 이야기했 다. 다행히가방을들고따라다 니는 쇼핑에 지친 남자의 모습 과말투가아니었다. 그렇게아 이를위한그림책두권과조금 더나은세상을위한일을생각 해 볼 수 있는 어른을 위한 그 림책 한 권까지 모두 세 권이 팔렸다. 네 시가 넘어서자 파장 분위기 가몰려왔다. 이미정리하고마 감한상점도있었고, 다른곳들 도정리중이었다. “겨울아,우리얼마벌었어?” “와, 겨울이 장사의 신이네, 장 사의신!” 가방을 열어 번 돈을 보여주는 겨울이의 표정이 마스크를 뚫 고나온것같았다.분명겨울이 의 콧구멍은 기쁨을 감추지 못 하고벌렁거리고있을것이다. 겨울이의 행사가 곧 끝나니 정 리해 달라는 방송이 나오기 전 까지 돈 가방을 허리에 두르고 서서상점을지켰다. 거실 테이블 위에 가방을 쏟으 니이만큼이나쏟아졌다. 정확 히103,500원이었다.행사장을 나오기 전 풍선아트 코너에 가 서 하트 풍선을 하나씩 산다고 천원을썼으니우리가오늘플 리마켓에서번돈은104,500원 이었다. 첫경험의결과물은모 든면에서훌륭했다. “얘들아,여기에서우리가판매 한물건을사는데쓴돈을빼야 우리의진짜수익, 순수익이되 는거야.” 하지만 이번 플리마켓은 순수 익이 아니라 수입을 아이들에 게주기로약속을했다. 스스로 번돈의가치를깨닫는것은액 면가치 이상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나역시이번플리마 켓을 통해 아이들의 새로운 모 습을 발견하고 있는 그대로 받 아들인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특별한 경험이되었길바란다. 안에있는무료체험코너중제 일하고싶은거한가지를골라 다녀오라고 했다. 상황을 바꿔 아이 스스로 긴장을 풀며 마음 속에여유공간을찾길바랐다. 11시 6분, 아이들이 만들기에 집중하는 사이 우리 상점도 드 디어개시했다. 하나에오백원 짜리지우개두개가팔린것이 다. 5분 뒤 활동을 마친 아이들 이돌아왔고,첫판매로얻은천 원짜리 한 장을 겨울이의 작은 가방에넣어줬다. “우리가 돈을 벌다니, 난 너무 신기하고기뻐!” 이래서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하는가,뭔가될것같은예감이 들었는지 아이들의 눈빛이 시 작할때와달랐다. 그래서아이 들의 상점 운영을 믿고 커피를 “겨울아, 조용할 때 조금 앉아 쉴래?” “아니야, 엄마. 내가 있어야 (물 건이)잘팔리는것같아.” 춥고 다리도 아플 텐데 돈 가 방을 허리에 차고 서 있는 겨 울이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 지만 상점 주인이라는 책임감 을가지고기대에가득찬아이 의 눈빛을 보고 있자니 그림책 두권을팔고싶은생각이더간 절해졌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 록마음의여유를가져야했다. 비록 눈밭을 마음껏 구른 눈덩 이처럼큰목표를정했지만 ‘죽 기살기로’가아닌‘즐거운마음 으로’ 돈을버는생각을가르쳐 주고싶었다. “이책은어떤책이에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린 책 손 내가 ‘장사의 신’을 낳았어! by무지개인간/브런치 어린이의플리마켓상점첫도전 아이들의첫경제활동, 상점의진열은여름이가맡았다. 감동적인개시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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