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ydney Korean Herald

MAIN NEWS The Korean Herald 29th May 2020 A39 Publisher The Korean Herald Pty Ltd ACN 635 379 029 <Sydney Headquarters> 1st Flr, Suite 3, 256-258 Beamish st. Campsie 2194 Tel : 9789 3300 Fax : 9789 2600 e-mail : herald@koreanherald.com.au The Korean Herald Pty Ltd 많은사람들이휴대폰인나를좋아하는 친구들이다. 전화 기능이 있고 소형 컴퓨 터가 저장된 내가 태어나면서 한 손아귀 안에서세계의새정보새지식등을볼수 있으니나의인기는유치원생부터나이든 어른에이르기까지그들의아이돌이다. 얼마 전 친구 A에게 작년에 여행 했던 나라, 도시, 장소, 시드니의 주요 방문 도 시 등을 지역 사진과 함께 이메일로 보냈 다. 누군가에게계속감시당하는느낌이 라고얼마나놀라는지…“위치기록사용 설정”을 했기때문에 내 임무를 수행 한 것 뿐인데… 그녀는 여행 떠나기 전 그곳 정보를모두찾아볼수있고기온에맞게 옷을 챙겨 갈수 있으니 너무 편하고 여행 지를예습할수있어나란존재를고맙다 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빠르게 변화하는나를따라잡을수없어아쉬워 하고힘들어한다. 또옛날오순도순했던 자식들이 방구석에 틀어 박혀 나와 함께 즐기느라 밖으로 나오지 않아 가족간 대 화가 끊겨 옛날 온돌방처럼 집안에 훈훈 한기운이없어걱정한다. 그녀는 오래 전부터 친구 생일 축하를 전보(電報)에서 예쁜 그림들로 장식된 카 드로 보냈는데 지금은 생일 케이크 사진 을 다운 받아 카톡으로 보내니 얼마나 편 리한지모른다고한다. 정보가부족할때 아들에게 물어 보곤 했는데 이제는 아들 왈고개를까딱이며‘찍어봐’한다. 나를 터치해 찾아 보라는 뜻이다. 아들에게 새 로운 뉴스를 이야기해주면 나를 통해 정 확도를확인해보기도한다. 네살인손주 와놀때도할머니‘찍어봐’피이피피 에이 피 아이 지 (peppa pig) 좋아하는 애 니메이션을 찾아 달라는 뜻이다. 이렇게 손주까지도나를너무너무좋아한다. 나의 모든 것을 알기에는 아직 멀었지 만 그녀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모자(母子)가나를통해옛날집을찾았다 며 무척 기뻐했다. 서울 방배동에서 태어 난 아들은 감나무가 있었던 집이 생각 났 던 모양이다. 겨울이면 빨갛게 홍시가 되 어 떨어지면서 속살을 드러낸다. 그럴 땐 흙이묻지않도록나무밑에짚을깔아먹 음직스러운 감 속을 수저로 떠서 어린 두 아들이먹었던감미로운추억이떠올랐던 모양이다. 겨울이면하얀눈옷을입고둥 글둥글한 빨강색이 주렁주렁, 한 폭의 그 림속같은감을까치, 참새와함께그들은 즐겼다. 생각만 해도 그리웠던 추억을 나 를 통해 찾을 수 있었으니 놀랍기만 하다 고… 그녀가 젊었을 때는 건강 관리에 전혀 문외한이기때문에보약을먹으면건강해 질거라생각하고매년남편에게약을달 여 주고 찌꺼기는 대추나무 감나무 밑에 묻었는데 몸 보신한 감이 주렁주렁, 대추 나무 가지가 활처럼 휘어지게 열매가 달 렸다. 보약을 먹었지만 사람은 떠나고 나 무는 싱싱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옛날 집 은 빨간 벽돌 이층집이다. 주변은 건물들 이 들어섰지만 이 집은 옛모습 그대로 유 지하고있어옛날일을그려볼수있었다. 마치하늘나라에서내려보는것처럼, 인 공위성으로내려다본그집에서, 꽃밭속 에 묻혀 있었던 때처럼 그녀의 행복이 있 었고악몽같았던불행이지나간곳, 이곳 에서남편이미지(未知)의세계여행을떠 났던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나로 하여금 지난과거생활을조명해주는것같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되는 요즈음 나 도과연어디까지변화할지예측할수없 다. 음성 통화 만으로도 편리하다고 했는 데미국사는친구아들이미국에있는자 동차 잠금 장치를 호주에서 열어줄 정도 의 기술과 호주에 있는 엄마가 무엇을 하 고 있는지 미국에서도 보고 있는 참 좋은 세상 이다. 세계를 손 바닥 안에서 볼 수 있고 상상이 곧 현실로 바뀌니 내가 어떤 모습으로 또 변할지 나 자신도 상상이 안 된다. 산문광장 휴 대 폰 나이봉/시드니한인작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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